"수족구인가요, 구내염인가요?" 요즘 진료실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질문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지금이 1년 중 수족구병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에 따르면 2026년 30주차(7월 19~25일)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6.1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고, 0~6세는 1,000명당 48.3명에 달했습니다. 5월 중순 1.1명이었던 것이 12주 만에 약 33배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예년 통계상 8월(31~35주)이 연중 정점이니, 지금이 한복판인 셈입니다.
그런데 보호자분들이 헷갈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헤르판지나(포진성구협염)를 흔히 "구내염"이라고 부르는데, 이 병은 수족구병과 같은 장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사촌 격 질환이거든요. 증상도 겹칩니다. 이 글에서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분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명확해집니다
1. 수족구병 — 입 안에 더해 손·발에 발진이 있다
발열, 인후통, 식욕부진으로 시작해 열이 난 지 1~2일 뒤 입안(볼 안쪽, 잇몸, 혀)에 작고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생깁니다. 그리고 손바닥, 발바닥, 발등에 2~5mm 크기의 물집이 함께 나타납니다. 엉덩이나 기저귀 부위에 생기기도 합니다.
물집은 딱지를 남기지 않고 아뭅니다. 열은 헤르판지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은 콕사키바이러스 A16형, A6형, 엔테로바이러스 71형 등입니다.
2. 헤르판지나(구내염) — 갑작스러운 고열, 그리고 목 안쪽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높은 열. 둘째, 병변의 위치입니다. 헤르판지나의 궤양은 입 안쪽 깊숙한 곳 — 목젖 주변, 연구개, 편도 앞쪽에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손발에 발진이 없습니다. 병변이 구강에만 국한됩니다. 아이가 열이 펄펄 나고 침을 흘리며 아파하는데 손발을 아무리 봐도 깨끗하다면, 헤르판지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헤르페스 치은구내염 — 입 '앞쪽'과 잇몸, 계절 무관
세 번째 감별 대상입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앞의 두 질환과 달리 여름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계절과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병변은 목 안쪽이 아니라 입 앞쪽, 잇몸, 혀 앞부분과 입술 주변에 생기며, 잇몸이 벌겋게 붓고 피가 잘 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생후 6개월~3세에서 첫 감염으로 흔히 나타납니다.
집에서는 이 세 가지만 확인하세요
- 손발과 엉덩이를 벗겨서 확인했나? — 발진이 있으면 수족구, 없으면 헤르판지나 쪽
- 입안 어디가 아픈가? — 목 안쪽·목젖 주변이면 헤르판지나,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면 헤르페스
- 열이 어떻게 시작됐나? — 갑자기 확 오르는 고열이면 헤르판지나에 더 가까움
다만 실제로는 경계가 흐린 경우도 많습니다. 같은 바이러스가 어떤 아이에게는 수족구병으로, 어떤 아이에게는 헤르판지나로 나타나기도 하고, 처음엔 입안만 아프다가 하루 이틀 뒤 손발에 발진이 올라오면서 수족구병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첫날 구분이 안 된다고 이상한 게 아닙니다.
사실 구분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세 질환은 구분해도 치료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족구병과 헤르판지나에는 듣는 항바이러스제가 없고, 항생제는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습니다. 치료의 핵심은 수분 유지와 통증 조절이라는 대증치료입니다. (헤르페스 치은구내염은 심한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쓰기도 해서, 이 경우만 구분의 실익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정말 집중하셔야 할 것은 병명이 아니라 아이가 얼마나 마시고 있는가, 그리고 위험 신호가 있는가입니다. 입이 아파 못 먹다가 탈수로 이어지는 것이 이 질환들의 진짜 고비입니다. 이 부분은 수족구·구내염으로 아이가 물도 못 삼킬 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흔히 하시는 실수 세 가지
① 리도카인이 든 구강 겔을 바르는 것. "마취 성분이 있으니 덜 아프겠지" 하고 쓰시는 분들이 계신데, 소아에서 리도카인 국소 도포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미국가정의학회 진료 지침에서도 명확히 권고하지 않는 항목입니다. 삼킴 반사에 영향을 주거나 흡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② 항생제를 요청하는 것. 바이러스 질환이라 효과가 없고, 불필요한 항생제는 설사 등 부작용만 남깁니다. 열이 오래간다고 항생제가 답이 되지는 않습니다.
③ 아스피린을 먹이는 것. 소아의 바이러스 감염에 아스피린을 쓰면 라이 증후군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합니다. 해열진통은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계열로 하시면 됩니다.
언제 다시 등원할 수 있나요
질병관리청 안내 기준으로는 물집(수포)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유치원 등원을 자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키즈카페, 문화센터, 수영장처럼 영유아가 많은 다중이용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파력이 상당히 강합니다. 침, 콧물, 대변, 물집의 진물이 직접 닿거나 오염된 장난감·문손잡이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옮습니다. 회복 후에도 몇 주간 대변으로 바이러스가 배출되므로, 기저귀 교체 전후 손 씻기는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계속 신경 써 주세요.
이런 신호가 보이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지 마세요
- 물조차 거부하는 상태가 반나절 이상 이어질 때
- 소변 횟수가 확연히 줄고, 울어도 눈물이 거의 없을 때
- 평소보다 축 늘어지고 깨워도 반응이 흐릴 때
- 39℃ 이상의 열이 3일 넘게 이어질 때
- 반복해서 토할 때
- 숨이 가쁘거나, 팔다리를 떨거나, 걸음이 휘청이거나, 경련이 있을 때 — 즉시 진료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드물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형 감염에서는 뇌수막염, 뇌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나 심폐 기능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족구병은 7~10일이면 저절로 낫지만, 이 신호들만큼은 예외로 두고 바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아이가 밤에 열날 때 어디로 가야 할지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밤에도, 주말에도 볼 수 있습니다
수족구병은 유독 저녁에 열이 오릅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저녁을 안 먹더니 밤부터 열이 나는 흐름이 흔합니다. 하필 소아과 문이 닫힌 시간입니다.
보통의 의원은 365일,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진료합니다. 주말과 공휴일, 명절에도 쉬지 않습니다. 또한 강남구가 지정한 '소아청소년 야간·휴일 진료센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18세 이하 대상). 압구정동을 비롯해 청담·논현·삼성동, 서초구 반포·잠원동,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옥수동 등 인근에서도 찾아주십니다.
진료 안내
- 진료시간: 매일 09:00~22:30 (365일, 공휴일·명절 포함) / 점심 휴게 13:00~14:00, 저녁 휴게 18:30~19:00
- 진료과목: 내과 · 소아청소년과 · 수액클리닉 · 기능의학클리닉
-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9길 65, 442빌딩 3층 (지번 압구정동 442)
- 전화: 02-517-3650
-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1번 출구 도보 약 7분
- 주차: 압구정로29길 노상공영주차장 (평일 19시 이후·주말·공휴일 무료)
아이 입안을 봤는데 어느 쪽인지 판단이 서지 않으신다면, 사진을 찍어두시고 편하게 내원해 주세요. 진찰로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42, 3층 · 매일 09:00–22:30 (365일, 공휴일·명절 포함) · 전화 02-517-3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