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소아과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질환 중 하나가 수족구병과 헤르판지나입니다. 헤르판지나는 보호자분들 사이에서 흔히 구내염이라고 불리는 그 병입니다.
이 두 질환에서 부모님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발진도, 진단명도 아닙니다. 아이가 입이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는다는 것입니다. 물 한 모금에도 울고, 좋아하던 것도 고개를 젓고, 그러다 보니 열은 열대로 안 떨어지고 아이는 점점 늘어집니다.
"이 정도면 병원에 가야 하나, 아니면 좀 더 버텨봐야 하나." 이 글은 그 판단을 도와드리기 위한 글입니다. 집에서 먼저 해볼 수 있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안 될 때 진료실에서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왜 하필 '못 먹는' 병일까
수족구병과 헤르판지나는 모두 장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 계열이 일으키는 감염입니다. 두 질환을 구분하는 법은 따로 자세히 다루겠지만,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입안에 통증이 심한 궤양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 궤양은 어른이 겪어도 상당히 아픕니다. 아이는 그 통증을 말로 설명하지 못하니 그냥 안 먹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 안 먹으니 수분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 열이 나면 땀과 호흡으로 수분이 더 빠져나갑니다
- 침을 삼키기 아파 흘려보내면서 수분이 또 빠집니다
들어오는 건 없고 나가는 건 많은 상태. 이것이 이 질환에서 아이가 힘들어지는 진짜 이유입니다.
열이 잘 안 잡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해열제를 먹였는데 열이 안 떨어져요"라는 말씀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물론 바이러스 감염 자체가 열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다만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식 자체가 혈액순환과 땀, 즉 수분에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입이 아파서 해열제 시럽조차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약이 몸에 안 들어가는데 열이 잡히기는 어렵습니다. 토해버리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 아이의 열은 해열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분 문제와 함께 봐야 합니다.
집에서 먼저 해볼 수 있는 것
① 통증을 먼저 낮추고, 그다음에 먹입니다. 아프면 안 먹습니다.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해열진통제를 복용한 뒤 30~40분쯤 지나 통증이 가라앉은 타이밍에 수분을 권해보세요. 이 구간이 아이가 가장 잘 받아들이는 시간대입니다.
② 차갑고 부드러운 것부터. 아이스크림, 얼린 요구르트, 차가운 물, 시원한 미음처럼 차가운 것이 궤양 부위를 진정시켜 삼키기 수월합니다. 반대로 오렌지주스 같은 신 음료, 짜거나 매운 음식, 뜨거운 국물은 상처를 자극해 더 안 먹게 만듭니다.
③ 한 번에 많이 말고, 조금씩 자주. 컵으로 벌컥 마시게 하기보다 숟가락이나 주사기형 계량기로 5~10분마다 조금씩 주는 편이 실제로 더 많이 들어갑니다.
④ 밥보다 물이 먼저입니다. 며칠 잘 못 먹는 것보다 수분이 부족해지는 쪽이 훨씬 급합니다. 식사량은 회복되면 금방 따라옵니다. 이 시기엔 "얼마나 마셨나"에 집중해 주세요.
이런 신호가 보이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의 시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들입니다.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미루지 마시고 내원해 주세요.
- 소변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거나, 기저귀가 6~8시간 이상 말라 있을 때
- 울어도 눈물이 거의 나지 않을 때
- 입술과 혀가 마르고 침이 끈적할 때
- 평소보다 축 늘어지고, 깨워도 반응이 흐릴 때
- 물조차 완전히 거부하는 상태가 반나절 이상 이어질 때
- 반복해서 토할 때
- 39℃ 이상의 열이 3일 넘게 이어질 때
- 숨이 가쁘거나, 팔다리를 떨거나, 걸음이 휘청이거나, 경련이 있을 때 — 즉시 진료
마지막 항목은 드물지만 장바이러스 감염에서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와 관련될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바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진료실에서는 무엇을 해드릴 수 있나
먹는 것으로 채워지지 않을 때, 혈관을 통해 직접 보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아 수액 치료입니다. 진료 후 아이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수분과 전해질 교정. 탈수가 진행된 상태에서는 수분뿐 아니라 나트륨·칼륨 같은 전해질 균형도 함께 흐트러집니다. 수액은 이 둘을 함께 채워 순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축 늘어져 있던 아이의 컨디션이 이 과정에서 한결 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양 수액 — 며칠째 못 먹은 아이를 위한 보충. 수족구나 구내염은 궤양이 아무는 데 보통 5~7일이 걸립니다. 그동안 거의 못 먹는 아이라면 수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보통의 의원에서는 포도당으로 당장 필요한 에너지를 채우는 것에 더해, 아이 상태와 체중에 맞춰 아미노산·비타민·미네랄을 포함한 영양 수액까지 처방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식사를 완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먹을 수 있게 될 때까지의 고비를 넘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모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못 먹은 기간과 탈수 정도를 진찰로 확인한 뒤 필요한 경우에 한해 안내드립니다.
정맥 해열 — 약을 삼키지 못하는 아이에게. 입안이 아파 해열제 시럽조차 넘기지 못하거나, 먹여도 곧 토해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럴 때 보통의 의원에서는 정맥으로 해열·진통 성분을 투여해 드릴 수 있습니다. 위장을 거치지 않으니 삼키는 문제도, 토하는 문제도 비껴갑니다. 통증이 가라앉으면 아이가 다시 조금씩 물을 삼키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그 자체로 회복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투여 여부와 용량은 아이의 체중과 상태를 확인한 뒤 결정합니다.
상태 확인. 필요한 경우 진찰과 검사로 탈수 정도, 다른 감염 동반 여부, 합병증 징후를 함께 확인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액이 먹는 것을 대신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원칙은 입으로 먹는 것이고, 수액은 그것이 어려운 구간을 안전하게 건너가도록 돕는 수단입니다. 아이가 다시 먹기 시작하면 수액은 그 역할을 마칩니다. 그래서 저희도 무조건 수액부터 권하지 않고, 진찰 후 아이에게 실제로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한 뒤 안내드립니다. (수액 종류를 목적별로 정리한 글은 강남에서 수액 뭐부터 맞아야 할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밤이든 연휴든, 열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이 질환이 부모님을 지치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타이밍입니다. 낮에는 그럭저럭 버티다가 저녁부터 열이 오르고, 하필 병원 문 닫는 시간에 아이가 무너집니다. 연휴 한가운데면 더 막막합니다. (아이가 밤에 열날 때 어디로 가야 할지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보통의 의원은 365일,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진료합니다. 주말과 공휴일, 명절 연휴에도 쉬지 않습니다. 퇴근 후에도, 연휴 셋째 날 저녁에도 아이를 데리고 오실 수 있습니다.
또한 보통의 의원은 강남구가 지정한 '소아청소년 야간·휴일 진료센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18세 이하 대상). 압구정동을 비롯해 청담·논현·삼성동은 물론, 서초구 반포·잠원동,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옥수동 등 인근 지역에서도 찾아주십니다.
응급실 대기가 부담스러운데 그렇다고 아침까지 기다리기는 걱정될 때 — 그 사이를 메우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료 안내
- 진료시간: 매일 09:00~22:30 (365일, 공휴일·명절 포함) / 점심 휴게 13:00~14:00, 저녁 휴게 18:30~19:00
- 진료과목: 내과 · 소아청소년과 · 수액클리닉 · 기능의학클리닉
-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9길 65, 442빌딩 3층 (지번 압구정동 442)
- 전화: 02-517-3650
-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1번 출구 도보 약 7분
- 주차: 압구정로29길 노상공영주차장 (평일 19시 이후·주말·공휴일 무료)
아이가 못 먹고 열이 잡히지 않아 걱정되신다면, 참고 기다리기보다 편하게 전화 주세요. 상태를 여쭤보고 지금 오시는 게 좋을지 함께 판단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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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42, 3층 · 매일 09:00–22:30 (365일, 공휴일·명절 포함) · 전화 02-517-3650